AI 기본법 시행이 교육 담당자에게 남긴 과제
강의 중에 법 이야기가 나오면 분위기가 조용해집니다. 그런데 2026년부터는 이 이야기를 빼기 어려워졌습니다. 법이 생겼다는 사실 자체가 교육 담당자의 일에 과제를 남기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법률 해석이나 자문이 아닙니다. 조문의 적용 범위와 세부 의무는 소관 부처의 공식 자료와 시행령에서 확인하셔야 하며, 구체적인 사안은 전문가의 검토를 받으셔야 합니다. 여기에서는 강의 교안에서 다루는 범위, 그러니까 제도의 개요와 교육 담당자 관점의 시사점까지만 적습니다.
무엇이 시행됐는가
2026년 1월 22일 국내에서 AI 기본법이 시행됐습니다. 정식 이름은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입니다.[^1] 유럽연합의 AI법에 이어 국가 차원에서 AI를 포괄적으로 다루는 법으로는 두 번째라는 평가를 받습니다.[^2] 어느 나라가 몇 번째인지는 어떤 법을 같은 범주로 묶느냐에 따라 달라지므로, 순서보다 국내에 기본법이 생겼다는 사실 쪽을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1]: 국가법령정보센터,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 https://www.law.go.kr/lsInfoP.do?lsiSeq=268543
[^2]: 법률신문, '인공지능기본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2025.12.30 통과, 유럽연합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제정된 법안이라는 설명 포함). https://www.lawtimes.co.kr/LawFirm-NewsLetter/214819
법의 무게는 규제보다 진흥 쪽에 실려 있습니다. 막기보다 키우겠다는 방향의 신호로 읽힙니다.
법이 생겼다는 사실이 남기는 것
교육 담당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조문 하나하나가 아닙니다. 법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사내 논의의 성격을 바꾼다는 점입니다.
법이 없을 때 AI 활용은 각 부서의 재량이었습니다. 법이 생기면 회사가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이 생깁니다. 그 질문이 들어오는 순간, 교육은 도구 사용법이 아니라 기준을 함께 만드는 자리가 됩니다.
교육 담당자가 준비할 세 가지
저희가 기업·기관 교육에서 실제로 다루는 항목은 세 가지입니다.
- 어떤 자료를 넣어도 되는지: 개인정보가 든 자료와 계약상 비밀에 해당하는 자료를 구분하는 기준을 먼저 정합니다. 저희는 교육 실습에서도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 결과물을 누가 확인하는지: AI가 만든 초안을 그대로 내보내지 않도록, 확인 단계를 업무 흐름 안에 넣어 둡니다.
- 문제를 발견하면 어디로 알리는지: 잘못된 출력이나 오류를 신고할 창구가 정해져 있어야 담당자가 혼자 판단하지 않게 됩니다.
이 세 가지는 법 조문을 외워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업무를 아는 사람이 정하는 것입니다. 교육의 역할은 그 논의를 시작할 재료를 주는 데까지입니다.
강의에서 다루는 방식
법 이야기를 길게 하면 수강생이 멀어집니다. 그래서 저희는 시행 사실과 방향, 그리고 사내 기준으로 이어지는 연결만 짧게 다룹니다. 분량으로는 전체 과정의 아주 작은 부분이고, 나머지 시간은 자기 업무로 실습합니다.
법은 앞으로 시행령과 지침으로 계속 채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교육 자료에 조문 번호를 박아 두기보다, 기준을 정하는 방법을 남기는 편이 오래갑니다. 제도는 바뀌어도 우리 회사의 자료를 어디까지 넣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계속 남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