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의 진로 고민 / '혼란의 시대' 제3화 30대 편
최근 한 뉴스를 접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의 한국사회에 대한 의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나의 가슴을 후벼파는 그의 냉철한 눈이 애써 잊으려 한 현실을 마주하게 하였다.
결코 실수가 용납되지 않고, 더 잘해내도록 강요받는 촉박한 사회 속에서 하루하루를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지금의 대한민국, 그중에서도 가장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리의 심장과도 같은 30대 젊은 인생들.
성장하는 대한민국에서 30대를 보낸 기성세대로서, 다시 눈부신 발전을 준비하는 작금의 대한민국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우리 현재의 30대들에게 온 마음을 담은 응원과 경의를 표한다는 말로 이 글을 시작해 보고자 한다.
한국나이 30은 너무 늦은 나이 아니야?
나의 30대 기억을 꺼내보면 온통 의사결정에 대한 부분이 가득하다. 결혼에 대한 의사결정, 사업에 대한 의사결정, 경력에 대한 의사결정, 교육에 대한 의사결정, 자녀에 대한 의사결정 등 의사결정만 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다.
아무 가이드라인이 없는 허허벌판에서 나름의 고뇌 끝에 홀로 결론을 내리고 실행해왔고, 그 과정에서 아픔과 시련을 통해 성장해왔지만, 그 삶이 행복했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나? 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변하기 힘들 것 같다.
50대 후반에 접어든 지금, 다시 그때를 회상해 보자면 바쁘다는 핑계로 나의 내면에 문제들과 진심으로 대면하고 그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성 있게 그 문제들을 마주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금 30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춘들은 내면의 고민과 싸우고 있을까? 아님 삶의 의사결정(생계)을 위해 싸우고 있을까?
다행히도 진로·취업전문 기업을 운영해온 교육업체 대표로서, 취업 혹은 이직을 준비하는 그들의 '진로 고민'만은 알고 있다. 하나하나 뜯어보자면 한도 끝도 없이 길어지겠지만, 연도에 상관없이 늘 취업, 재취업, 이직은 부동의 1위이다.
즉, 20대 늦으면 30대 초반에 취업을 해서 당장의 생계를 이어가더라도 그들은 자신이 맞는 길을 가고 있는지, 올바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 세대와의 괴리가 발생한다. 기성세대는 빠르게 현실적인(생계) 의사결정을 하고 그것에 순응하는 것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에, 지금의 30대가 하는 고민들이 답답하게 느껴질 것이다. 우린 늘 고민보단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편한 자리에서 '30대면 이왕 들어간 회사에 뿌리를 내려야지', '서른이면 자리 잡아야지'와 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과도기라는 증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30대는 돈도 벌면서 끊임없이 '나'에 대해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 즉, 우리 기성세대들보다 한 차원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학교에 다닐 때 늘 시키는 대로 하고 살았던 아이들이 자라나 사회의 일원이 되어 이제 자신에게 무엇이 하고 싶은지를 묻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이 친구들은 묵묵히 그 해답을 찾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30대 전혀 늦지 않았다
세상은 변했고 새로운 전문가와 새로운 직업들이 오늘도 생겨나고 있다. 이 세상에서 나의 포지션은 어디인가? 나의 삶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를 지금 고민하는 것은 당연하다.
대신 기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전문가를 만나고 나를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내는 게 지금으로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을 잘 알고 있는가, 자아인식의 중요성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이 요즘 들어 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철학적인 배경은 사람들의 무지를 인정하고, 그로부터 진리를 탐구하길 호소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 본연의 영혼과 지혜를 찾아보라는 어떤 응원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50대 끝자락에서 다시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나에게, 나의 자아를 인식하고 그 안에서 본질적인 진리를 추구하라는 이야기는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 우리는 우리를 부분적으로 인지하면서 전체적으로 인지했다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자동화와 AI의 발달로 전통적인 직무들은 사라지거나 변모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데, 우리 삶에서도 키오스크, 노코딩 툴과 같은 것들이 실무자들을 대체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직업세계의 변화가 드라마틱하게 이루어지면서 가장 내 눈에 띈 것은 청년들의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이다. 조금 집어서 이야기하자면 직업에 나를 맞추려 하는 사람들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이렇게 혼란 속에 빠져들어갈수록 본질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본질적으로 나를 이해하고, 나를 파악하고 그를 바탕으로 세상을 헤쳐나가는 것이 어떤 관점에서 봐도 삶을 풍족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적인 방법
개인적으로 전문가를 만나는 게 가장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진로 컨설팅을 통해 기질, 성향, 적성 등을 파악해 보는 게 좋겠지만 여의치 않다면 선배들과 만나보고 자신에 대해 다방면으로 깊게 생각해보고 연구하고 부딪쳐보는 것 또한 하나의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진로상담과 컨설팅을 받더라도 실제로 삶에 적용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니 말이다.
나는 31살에 창업했다. 20대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시기이기도 하다. 물론 그때 당시 진로 컨설팅, 직업상담 이런 건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부딪치고 깨져가면서 행했던 일들은 그게 좋은 결과든 나쁜 결과든 나의 스승이 되었다.
시대는 바뀌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나에 대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나는 어떤 걸 원하고 어떤 걸 잘 해나갈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은, 내 삶을 경제적으로 영위해나가면서 현실의 차가운 괴물들과 싸워나가면서 서서히 찾아나가고 있었다.
30대 당신이 현실의 경제적, 사회적 문제들을 헤쳐나가면서 천천히 고민해나가도 괜찮다. 당신의 마음 깊숙한 곳을 스스로 들여다보고 방향을 찾아나간다면, 그 끝은 좀 늦더라도 창대하리라 생각한다.
30대여, 그 꿈이 무엇이든, 지금 무엇을 하고 있든, 고뇌하고 있는 지금의 당신을 그냥 안아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