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26 현장에서 확인한 것, 지능의 시대라는 주제 앞에서
2026년 3월,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서 열린 MWC 2026을 직접 참관했습니다. 전시장을 도는 것으로 끝내지 않고 한국 스타트업의 IR 피칭을 통역하고 투자자 미팅을 연결하는 일까지 함께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확인한 것을 강의에서 반복해 이야기하고 있어서, 글로도 한 번 정리해 둡니다.
올해의 주제는 지능의 시대였습니다
MWC 2026이 내건 주제는 IQ ERA, 지능의 시대였습니다. 전시장의 세부 테마는 Tech4All, AI 4 Enterprise, AI Nexus, ConnectAI처럼 대부분 AI를 앞에 두고 갈라졌습니다. 통신 전시회의 주제어가 통신이 아니라 지능이었다는 점이 첫 번째 관찰입니다.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행사 규모는 참관객 약 10만 5천 명, 207개국·지역, 전시사와 파트너 2,900곳이었습니다. 전시홀은 아홉 개였고, 하루에 다 돌아보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려운 크기였습니다. 눈여겨본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참관객의 58%가 전통적인 모바일 산업 밖에서 온 사람들이었다는 집계입니다. 통신 전시회에 통신업이 아닌 사람이 절반을 넘게 왔다는 뜻이고, 앞서 말한 주제어의 변화와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로봇은 무대 위가 아니라 통로에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부스 안쪽 전시대가 아니라 관람 통로를 걸어 다니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족 보행 로봇이 그 옆을 지나가고, 그 뒤에서는 로봇 손 모듈이 진열장에 부품처럼 놓여 있었습니다. 시연을 위해 잠깐 세워 둔 전시물이 아니라, 이미 판매 단위로 쪼개져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AI 드론과 온디바이스 AI, AI 스마트 안경도 같은 방식으로 전시됐습니다.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양과 가격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가까웠습니다.
눈에 띈 것은 AI를 도입한 기업이 아니었습니다
현장을 돌면서 정리한 문장이 하나 있습니다. AI를 도입한 기업이 눈에 띄는 게 아니라, AI가 없는 기업이 사라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AI를 붙였다는 사실은 더 이상 차별점이 되지 못했고, 붙이지 않은 부스가 오히려 눈에 들어왔습니다.
두 번째 문장은 이것입니다. AI는 더 이상 IT 부서의 안건이 아니라 이사회의 안건입니다. 저희는 그동안 AI를 도구로 봤습니다. 그런데 현장은 AI를 어떻게 채용하고 관리하고 통제할 것인가 하는 차원에서 일하고 있었습니다. 도구를 고르는 문제와 조직을 설계하는 문제는 담당자도 다르고 결재선도 다릅니다.
구경이 아니라 일을 하러 갔습니다
이번 참관에서 저희가 맡은 역할은 관람객이 아니었습니다. AI 스타트업 부스를 돌며 기술을 파악하고, 한국 스타트업의 IR 피칭을 통역하고, 투자자 미팅을 주선했습니다. 전시 부스에서 오가는 질문이 무엇인지, 투자자가 어떤 대목에서 말을 끊는지를 옆에서 들었습니다.
교육을 하는 입장에서 이 경험이 남긴 것은 자료가 아니라 감각입니다. 어떤 기능이 새로 나왔다는 정보는 며칠이면 낡습니다. 그러나 의사결정이 어디에서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감각은 한동안 유효합니다.
국내 현장으로 가져온 것
전시장에서 본 장면을 그대로 강의로 옮기지는 않습니다. 현장에서 확인한 것 중 국내 기업과 기관에 실제로 쓰이는 것은 두 가지 정도입니다.
- AI 도입 여부가 아니라 도입 이후의 관리 기준을 먼저 정해야 한다는 점
- 도구 학습보다 업무 재설계가 앞에 와야 한다는 점
바르셀로나에서 본 것을 요약하면 속도의 문제가 아니라 순서의 문제였습니다. 새로운 도구를 얼마나 빨리 배우느냐보다, 그 도구를 어디에 앉힐 것인지를 먼저 정한 조직이 앞서 있었습니다. 그 순서를 정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모여서 결정해야 하는 일입니다.
출처
- GSMA 뉴스룸, 「GSMA MWC26 Barcelona closes 20th anniversary edition」 https://www.gsma.com/newsroom/press-release/gsma-mwc26-barcelona-closes-20th-anniversary-edition/ (참관객 약 105,000명·207개국·전시사 2,900곳·비모바일 산업 참관객 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