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AI 도입률이 말하는 것
기업 AI 교육 문의를 받으면 저희가 먼저 여쭙는 것이 있습니다. 회사 전체가 쓰고 계신지, 아니면 몇몇 부서만 쓰고 계신지입니다. 이 질문 하나로 과정 설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숫자를 열어 보면 안이 다릅니다
메가존클라우드가 파운드리(구 IDG)와 함께 국내 기업의 AI·IT 담당자 749명을 조사해 2025년 8월 26일 발표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 조사에서 생성형 AI를 업무에 쓰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55.7%였고, 도입을 계획 중인 곳까지 합하면 2026년에는 85%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1]
[^1]: 메가존클라우드·파운드리, 국내 기업 AI·IT 담당자 749명 대상 조사, 2025년 8월 26일 발표. 전자신문 보도 https://www.etnews.com/20250826000283
이 숫자만 보면 대부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안을 열어 보면 회사 전체가 쓰는 곳은 22.4%이고, 일부 부서만 쓰는 곳이 33.2%입니다. 쓰고 있다는 응답의 절반 이상은 회사 전체가 아니라 일부의 이야기였습니다.
격차는 규모에서 갈립니다
같은 조사에서 회사 전체가 쓰는 비율을 규모별로 나누면 대기업이 35.1%입니다. 중소·중견기업은 그 절반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이 격차는 관심의 차이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저희가 만난 중소기업 담당자 중에 AI가 필요하지 않다고 말한 분은 거의 없었습니다. 문제는 필요를 느낀 다음 단계에서 걸립니다.
현장에서 확인한 세 가지 병목
교육을 나가서 반복해 확인한 병목은 세 가지입니다.
- 담당자가 없습니다. 대기업은 AI 도입을 맡은 조직이 따로 있습니다. 중소기업은 그 일을 기존 업무에 얹어서 합니다. 결정할 사람은 있는데 검토할 시간이 없는 구조입니다.
- 적용 지점을 못 고릅니다. 도구는 이미 여러 개 깔려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회사의 어떤 업무에 붙일지를 고르는 작업이 남아 있습니다. 이 작업은 외부 강사가 대신 해 줄 수 없고, 내부 업무를 아는 사람이 해야 합니다.
- 한 번의 특강으로 끝납니다. 두 시간짜리 특강은 관심을 만들지만 습관을 만들지는 못합니다. 특강 다음 주에 각자의 업무 파일을 들고 다시 모이는 자리가 있어야 전사 도입 쪽으로 넘어갑니다.
일부 부서에서 회사 전체로 넘어가는 지점
일부 부서 도입과 전사 도입 사이에는 기술 문제가 거의 없습니다. 남는 것은 기준의 문제입니다.
어떤 자료를 넣어도 되는지, 결과물을 누가 확인하는지, 잘못된 출력을 발견하면 어디로 알리는지를 정해 두면 다른 부서가 따라올 수 있습니다. 이 기준이 없으면 각 부서가 각자 판단하게 되고, 결국 조심스러운 부서는 쓰지 않는 쪽을 택합니다.
저희가 재직자 과정에서 실습 비중을 높게 잡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기준은 문서로 나눠 준다고 생기지 않고, 자기 업무 파일로 한 번 해 봐야 감이 잡힙니다.
정리하면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이미 절반을 넘었지만, 회사 전체가 쓰는 비율은 그보다 훨씬 낮습니다. 그리고 그 격차는 규모가 작을수록 벌어집니다. 도입률이라는 한 개의 숫자를 볼 때, 전사인지 일부인지를 함께 보시면 우리 회사의 다음 과제가 어디인지가 분명해집니다.
